금융에 대한 조언은 부모 세대에게서 자연스럽게 전해지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시대가 달라졌고, 자산을 관리하는 방식 또한 변했다. 기성세대의 조언이 언제나 틀렸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무조건적으로 믿고 따르기에는 현재의 금융 환경은 훨씬 더 복잡하고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이 글에서는 대표적인 기성세대의 금융 조언 중 현재에 맞지 않는 것들을 살펴보고, 왜 비판적인 시각이 필요한지 이야기하고자 한다.
“무조건 집을 사야 한다”는 말의 이면
과거에는 부동산이 곧 재산이라는 인식이 강했다. 실제로 1980년대~2000년대 초반까지는 부동산 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했고, 내 집 마련은 중산층으로 올라서는 주요 수단이었다. 당시에는 임대료 대비 매매가가 합리적인 수준이었고, 전세 제도도 잘 작동했다. 이런 배경에서 “집은 무조건 사야 한다”는 조언이 자연스레 자리 잡았다.
하지만 현재의 상황은 다르다. 부동산 가격은 이미 고점에 다다랐고, 금리 인상과 경기 침체로 인해 부동산 시장도 조정 국면에 있다. 특히 청년 세대에게는 수억 원에 달하는 초기 자본이 없기 때문에 무리한 대출을 받아 집을 사는 것이 오히려 재정적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 또한, 공유 경제와 이동성이 강조되는 사회에서는 꼭 집을 소유하지 않아도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선택지가 많다. 집을 사는 것이 무조건 좋은 투자라는 말은 더 이상 보편적인 진리가 아니다.
“공무원이 최고야”라는 안정 중심 사고
기성세대는 불확실성을 피하고 안정적인 직장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하다. 그래서 자녀에게 공무원이 되기를 권유하거나, 대기업 정규직만을 유일한 성공의 길처럼 말하곤 한다. 물론 안정적인 직장에는 장점이 있다. 일정한 수입과 사회적 인정을 받을 수 있고, 특히 과거에는 퇴직 후 연금 혜택도 충분했다.
그러나 지금은 그 공식이 깨지고 있다. 정년 보장도 불확실해졌고, 공무원 월급이 물가 상승을 따라가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반면, 프리랜서나 1인 창업, 디지털 노마드처럼 자유롭게 일하면서도 고수익을 올리는 직업이 늘어나고 있다. 새로운 기술을 배우고 시장의 변화에 빠르게 반응할 수 있는 유연성이 더 큰 자산이 되는 시대다. 직업 선택에서 중요한 것은 ‘안정’만이 아니라, 개인의 적성과 성장을 고려한 전략적인 선택이다. 기성세대의 조언을 맹목적으로 따르기보다, 스스로의 삶에 맞는 경로를 설계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무조건 아끼고 저축해라”는 조언의 한계
기성세대는 금융 교육이 부족한 환경에서 자라났기 때문에, 가장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재테크 방식이 저축이었다. “한 푼이라도 아껴서 저축해라”는 말은 그 시대에는 통했을지도 모른다. 예금 금리가 10%에 달하던 시절에는 단순히 돈을 저축해도 자산이 눈에 띄게 불어났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은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되고 있고, 인플레이션 속도는 그보다 훨씬 빠르다. 단순 저축만으로는 자산을 지키는 것도 어려운 시대다. 금융 리터러시가 중요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ETF, 인덱스 펀드, 보험, 연금 등 다양한 금융 상품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가 필요하고, 때로는 위험을 감수하더라도 수익률을 높이기 위한 투자 전략이 요구된다. 물론 무분별한 투자는 피해야 하지만, ‘무조건 저축’이라는 말이 이제는 과거의 유물이 되어버린 셈이다.
금융은 단순히 돈을 모으는 기술이 아니라, 인생을 설계하는 도구다. 그렇기에 지식과 정보, 판단력이 핵심이 된다. 기성세대의 조언은 과거에는 유효했을 수 있으나, 오늘날의 경제 환경에서는 오히려 발목을 잡는 족쇄가 되기도 한다. 중요한 것은 시대에 맞게 정보를 해석하고, 주체적으로 금융 생활을 영위하는 태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