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의 미래를 위해 부모가 줄 수 있는 최고의 유산은 '돈에 대한 올바른 가치관'이다. 학교에서는 가르쳐주지 않는 금융지식은 아이가 성인이 되어 직접 마주하게 될 세상의 벽을 낮추는 데 큰 역할을 한다. 돈을 잘 아는 아이는 삶의 선택권이 넓어지고, 위기의 순간에도 무너지지 않는 기반을 마련할 수 있다.
돈은 노동의 대가이자 자원의 교환수단이다
아이들에게 가장 먼저 알려줘야 할 것은 돈의 본질이다. 돈이 어떻게 생기는지, 왜 필요한지, 그리고 그것이 단순한 종이 조각이나 숫자가 아니라는 것을 인식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돈은 단순히 ‘갖고 싶은 것을 사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 시간과 노력이 담긴 노동의 대가임을 이해해야 한다. 이를 알려주기 위해 용돈을 단순히 지급하기보다는, 일정한 책임과 과제를 수행한 뒤 보상으로 주는 방식이 효과적이다. 청소, 분리수거, 정리정돈 같은 작은 일들을 통해 '일한 만큼 얻는다'는 원리를 체득하게 된다.
또한 돈은 사회에서 다양한 자원을 교환하기 위한 도구라는 점도 인식시켜야 한다. 아이가 갖고 싶은 장난감을 사기 위해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지, 그 선택이 다른 소비를 포기하는 의미라는 점을 알려주면 소비에도 기준이 생긴다. 물건을 구매할 때 가격만 보는 것이 아니라, 가성비나 필요성도 따지는 습관은 훗날 성인이 되어 자산을 다룰 때 매우 유용하게 작용한다.
저축과 소비의 균형은 스스로 조절할 수 있어야 한다
어릴 적부터 돈을 받는 방법뿐 아니라 쓰는 방법도 배워야 한다. 특히 저축과 소비의 균형은 성인이 되어도 늘 고민하게 되는 부분이기 때문에, 어린 시절부터 이 감각을 익히는 것이 중요하다. 단순히 ‘저축은 무조건 좋은 것’이라는 메시지를 주기보다는, 왜 저축이 필요한지, 무엇을 위해 저축하는지를 이해시켜야 한다. 목표 없는 저축은 쉽게 무너지기 때문에, 아이와 함께 단기적인 목표(예: 원하는 장난감, 게임, 책 등)를 설정하고, 그 목표를 위한 계획을 세우게 하는 것이 좋다.
이때, 목표를 이루기 위한 과정에서 일어난 소비 선택들을 분석하고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지는 것도 교육적으로 큰 도움이 된다. 예를 들어, 용돈을 받자마자 모두 써버렸을 때의 기회비용을 이야기하고, 다음 번엔 어떻게 사용할지를 스스로 생각하게 만드는 것이다. 이는 단순히 저축 습관을 들이는 것을 넘어, 돈에 대한 자율성과 책임감을 동시에 기를 수 있는 기회가 된다.
또한 아이가 원하는 것을 모두 사주는 대신, 일정 부분은 스스로 마련하도록 유도하는 것도 좋다. 이렇게 하면 금전 감각뿐 아니라 만족 지연 능력도 자연스럽게 키워지며, 이것은 장기적으로 더 큰 성공과 연결되는 중요한 삶의 기술이다.
광고, 유혹, 사회적 비교에 대한 비판적 시각이 필요하다
현대 사회에서 아이들은 수많은 광고와 유혹에 노출되어 있다. 유튜브, 틱톡, 인스타그램 등 디지털 콘텐츠 속에는 끊임없이 소비를 부추기는 메시지들이 숨어 있고, 또래 친구들과의 비교는 소비욕구를 자극한다. 이럴 때 가장 필요한 것은 ‘비판적 소비 의식’이다. 단지 사고 싶은 물건을 참는 것이 아니라, 왜 사고 싶은지를 생각해보고, 그 욕구가 외부로부터 온 것인지 내면의 필요에서 비롯된 것인지 구분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줘야 한다.
이를 위해 부모는 아이와 함께 광고를 분석해보는 시간을 가져볼 수 있다. TV 광고나 유튜브 영상 속에서 어떤 표현이 구매 욕구를 자극했는지, 실제로 필요한 물건인지, 비슷한 대체 상품은 없는지 등을 함께 이야기해보며 사고를 확장시켜보는 것이다. 또한 '누군가가 갖고 있어서 나도 갖고 싶은 것'인지, '내가 정말 필요로 하는 것'인지 구별할 수 있게 도와주는 것도 중요하다.
사회적 비교에서 자유롭기 위해서는 자존감과 자기 만족에 기반한 소비 태도가 필요하다. 부모가 자주 “남들도 다 사는데”라는 말을 하게 되면, 아이는 소비의 기준을 외부에 두게 된다. 대신 “우리에게 꼭 필요한가?”, “이 물건이 우리 삶에 어떤 가치를 줄까?”와 같은 질문을 통해, 소비 기준을 자신 안에서 세우도록 유도하는 것이 현명하다.
돈에 대한 개념은 하루아침에 형성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부모는 조급함보다는 일상의 대화 속에서 자연스럽게 금융 지식을 심어주는 자세가 필요하다. 어릴 적부터 돈에 대해 올바르게 배우고, 계획하고, 선택하고, 조절하는 경험을 한 아이는 성인이 되어서도 재정적으로 건강하고 자율적인 삶을 살아갈 수 있다. 부모가 먼저 제대로 된 인식을 갖고 자녀와 함께 실천해 나가는 것이 가장 중요한 시작점이다.